니스에서 반나절, 어디까지 가볼까요?
니스에 며칠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 있어요. "근처에 또 뭐가 있지?" 지중해를 낀 이 동네, 차로 20~30분만 나가면 이름조차 낯선 소도시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거든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두 곳을 골랐어요. 빌프랑슈 쉬르 메르, 그리고 생장캅페라.

첫 번째 목적지: 빌프랑슈 쉬르 메르
니스 중심부에서 차로 약 20분, 기차로는 두 정거장이면 닿아요. 이름에 '자유로운 도시'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이유가 있어요. 1295년 나폴리·시칠리아 왕이자 프로방스 백작이었던 샤를 2세가 이 항구를 조성하면서 주민들에게 세금 감면 특권을 줬거든요. 말 그대로 '세금 없는 마을'이었던 거예요.
역사가 예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1543년에는 오스만 제국 제독 바르바로스가 갤리선 110척을 이끌고 들이닥쳐 도시를 불태웠고, 그 이후 16세기 중반 사보이 공작 에마뉘엘 필리베르가 방어용 성채 시타델(Citadelle)을 지었어요. 지금은 시청으로 쓰이고 있어요. 요새가 시청이 된 셈이죠.
마을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생피에르 예배당(Chapelle Saint-Pierre)이에요. 원래 어부 길드의 거점이었는데, 예술가 장 콕토(Jean Cocteau)가 맞은편 웰컴 호텔에 머물면서 내외부를 직접 장식했어요. 지금도 어부 가족만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해요.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생각보다 작지만, 콕토의 손길이 구석구석 남아 있어서 오래 머물게 된다"는 평이 많아요.
빌프랑슈 쉬르 메르 추천 동선
| 시간대 | 코스 |
|---|---|
| 오전 | 구시가지 산책 → 생피에르 예배당 |
| 오후 | 시타델 외관 → 항구 카페에서 점심 |
| 이동 | 버스 또는 기차로 생장캅페라 이동 (약 10~15분) |
| 교통수단 | 노선/방법 | 소요시간 | 요금 범위 | 장점 | 단점 |
|---|---|---|---|---|---|
| 🚌 버스 | 리뉴아주르(Lignes d'Azur) 81번 버스 | 약 15~20분 | 약 €1.50 (정액) | 저렴, 해안 풍경 감상 가능 | 배차 간격 길고 시간표 확인 필수 |
| 🚆 기차 | SNCF — 빌프랑슈역 → 보리외쉬르메르역 (생장캅페라 도보 접근) | 기차 약 5분 + 도보 약 20~30분 | 약 €2~4 | 기차 자체는 빠름, 역 간격 짧음 | 생장캅페라 중심까지 도보 이동 추가 필요 |
| 🚕 택시 | 빌프랑슈 → 생장캅페라 직행 | 약 10~15분 | 약 €15~25 (미터제, 추정 불가 시 -) | 문 앞 픽업·드롭, 짐 많을 때 편리 | 요금 높음, 사전 예약 권장 |
두 번째 목적지: 생장캅페라의 두 빌라
생장캅페라(Saint-Jean-Cap-Ferrat)는 반도처럼 바다로 툭 튀어나온 작은 마을이에요. 한때 유럽 최고 부자들이 별장을 짓던 곳으로, 지금도 그 흔적이 두 개의 빌라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빌라 에프루시 드 로스차일드 — 정원이 배예요
베아트리스 드 로스차일드가 지은 이 빌라, 배경을 알면 더 재밌어요. 그의 외할아버지 라이오넬 드 로스차일드는 1875년 영국 총리 디즈레일리의 요청으로 400만 파운드를 빌려줘 빅토리아 여왕의 수에즈 운하 지분 매입을 도왔던 사람이에요. 그 집안 손녀가 지은 빌라니,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가죠.
부지를 조성하는 것만 해도 어마어마했어요. 바위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고, 토사 4만 톤을 날랐고, 수백 명의 이탈리아 인부가 투입됐어요. 완성된 정원은 테마별로 9개 — 일본 정원을 위해 조경 전문가를 일본에 직접 유학 보냈을 정도예요. 히스파노-무어 정원에는 한때 플라밍고·타조·앵무새 100마리가 살았고, 국화 3만 9,000송이·제라늄 2만 송이를 심은 기록도 남아 있어요.
베아트리스는 1934년 세상을 떠나면서 빌라와 예술품 5,000점 이상, 그리고 모나코·파리 부동산을 프랑스 예술원에 기증했어요. 그 부동산의 현재 추산 가치가 약 5억 유로(한화 약 8,500억 원)라고 하니, 기증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죠.
빌라 케릴로스 — 기원전으로 돌아간 집
같은 반도 안에 또 다른 빌라가 있어요. 소르본 대학에서 고대 그리스 문명을 가르쳤던 테오도르 레나크가 1902년부터 6년에 걸쳐 지은 빌라 케릴로스(Villa Kérylos)예요. 목표가 독특했어요.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 빌라를 재료와 기법 그대로 재현하는 것. 석공·목수·대리석 조각가·모자이크 장인 등 100명 이상의 장인이 참여했어요.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박물관인지 집인지 헷갈릴 만큼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반응이 많아요.
예산 가이드와 챙겨야 할 것들
치즈, 이 코스를 하루에 다 돌면 이동 포함 약 6~7시간이에요. 무리하지 않으려면 오전 일찍 출발하는 게 좋아요.
대략적인 예산 범위 (1인 기준, 2025년 기준 참고)
- 니스 ↔ 빌프랑슈 기차: 편도 약 2~3유로 (니스 메트로폴 구간)
- 생피에르 예배당 입장: 약 3유로 내외 (변동 가능, 현장 확인 필수)
- 빌라 에프루시 드 로스차일드: 약 15~17유로
- 빌라 케릴로스: 약 11~13유로
- 점심 (항구 카페 기준): 15~25유로
비가 오면? 빌라 내부 관람 위주로 일정을 재편하면 돼요. 에프루시 드 로스차일드 빌라 내부 컬렉션만 해도 반나절이 훌쩍 넘거든요. 정원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실내에서 느긋하게.
예산을 줄이고 싶다면? 빌라 두 곳 중 하나만 선택하고, 생장캅페라 반도 해안 산책로(약 8km)를 무료로 걷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에요.
그럼, 총총.
이 글에 대해 가장 많이 들어온 질문
- Q. 니스에서 빌프랑슈 쉬르 메르는 얼마나 걸리나요?
- A. 기차로 약 7~8분, 두 정거장이면 닿아요. 차로는 약 20분이고요. 니스-빌(Nice-Ville)역에서 모나코·망통 방면 기차를 타면 금방이라, 니스 근교 반나절 여행지로 부담이 없어요.
- Q. 빌프랑슈 쉬르 메르와 생장캅페라를 하루에 둘 다 갈 수 있나요?
- A. 네, 두 곳은 바로 옆 동네라 반나절(6~7시간)이면 함께 둘러볼 수 있어요. 오전에 빌프랑슈 쉬르 메르 항구와 생피에르 예배당을 보고, 오후에 생장캅페라의 빌라 두 곳을 도는 동선이 가장 편해요.
- Q. 니스에서 차 없이 이동할 수 있나요?
- A. 가능해요. 기차와 100번 버스 둘 다 잘 연결돼 있어 렌터카 없이도 충분해요. 다만 버스는 해안도로를 따라가 풍경이 좋은 대신 더 오래 걸리니, 시간을 아끼려면 기차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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